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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

오사카 교토 여행 5~7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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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차 나라현 -> 교토

한국 잠실 송파구청 앞에 칠지도 조형물, 올림픽 공원의 칠지도 계단 등 다양한 칠지도에 대한 상징을 담은 조형물들의 잠실 송파에 가득하다. 칠지도는 사슴의 뿔을 상징하였다.

송파구청 앞과 올림픽 공원 계단

5일 차 나라현에 도착해서 왜왕에게 왜 칠지도를 하사한 것인지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사슴이 길거리, 도로, 가게 할 것 없이 아주 자유롭게 다니곤 한다. 수사슴의 뿔은 안전의 이유로 대부분 잘라져서 만질 수 도 있고, 3000원에 먹이도 구매하여 자유롭게 줄 수 있다. 먹이 냄새를 맡고 우르르 쫓아오는 모습이 살짝 무섭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 온순한 성격으로 사슴을 바로 앞에서 같이 호흡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슴이 아주 자유롭게~

동물을 울타리 밖에서 보는 것이 아니고 같이 다니는 느낌은 아주 새로웠다.

나는 조형물이 아닙니다.

가게 앞에 앉아 있는 사슴은 조형물이 아니고 실제 사슴이다. 정말 어이없는 곳에서 다들 잘 쉬고 있고 순간 내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잠깐 시대상황을 잊게 된다.

도다이지 사원

사슴을 좀 만지다가 안으로 들어가면 도다이지 사원이 등장한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프라모델, 작은 차, 아기자기 한 감성들을 생각하며 문화재가 한국보다 스케일이 작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거대한 도다이지 사원은 편견을 깡그리 부셔줬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 건물로 그 안에는 정말 큰 부처상이 있다. 상상 이상으로 너무 커서 놀랐다. 문화재 스케일이 중국> 한국> 일본 순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무지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런 문화재에서도 사슴은 돌아다닌다.

나라현 뽑기

나라현 쇼핑 구역을 돌아다니가 nhk 방송을 보았는데, 흡사 형식이 전국 노래자랑 같아 보였다. 그래서 설마설마하면서 전국 노래자랑의 오리지널은 어디인가 찾아보니 nhk에서 1953년에 첫 방송을 했다고 한다. 독서는 훌륭한 간접 여행이 되어주나 일관성과 논리성 때문에 가끔은 지루하게 느껴지는데, 불현듯 오감으로 찾아오는 여행의 새로운 자극과 정보는 나를 정말 새롭게 만들어 준다.

또 뽑기에서 부처와 전통 문화재가 나오는 그 느낌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모형 그 자체에서도 전통 감성이 느껴지지만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접촉하는지가 진짜 그 사람들의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들이 자극이 되었다.


6일 차 교토

일본 여행을 계획하면서 접이식 자전거를 한국에서 위탁 수화물로 보내려고 했으나, 현지에 렌털 시스템이 합리적인 가격에 잘 되어있어서 이용하게 되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만원에 빌렸다. 여행을 할 때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안보이던 관점과 생각들을 마주하게 된다. 베트남 호찌민에서의 스쿠터는 무질서 속의 질서, 저렴하게 즐기는 자유로움이 좋았다면, 교토에서의 자전거는 한적한 주택가와 자전거 전용 도로를 타고 가면서 느껴지는 질서, 정갈함이 인상적이었다. 지킬 것만 지키면 그 누구도 터치 안 하고 내 영역 안으로 와서 휘젓고 가지 않을 느낌이었다.

교토에서 자전거 타고 여기저기

교토 근대 미술관, 지역 공예 박물관을 자전거 타고 이동 중에 조용하고 겸손하지만 뭔가 엄청난 내공이 느껴지는 카페가 있어서 들어갔다. 거의 느낌이 절간같이 조용하고 조용했다. 나는 소리라곤 드립 커피 내리는 소리, 그리고 내 발자국 소리만 났다. 카페에 있는 사람들도 명상하는 듯 아닌 듯 조용하게 멍을 잡거나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젊은 남자 사장님이 인상적이었다. 수염 가득한 외모와 말투에 조용함과 차분함이 돋보이면서 배려해주는 서빙... 커피와 토스트를 시키고 카페 밖으로 지나가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느끼며 시간 그 자체를 잘도 즐겼다. 물을 다 마시면 그때마다 레스토랑 마냥 물을 따라주셨다. 커피 5000원, 토스트 6000원이었다.

정갈한 주방, 그리고 음식

정갈하게 닦인 접시, 잔 그리고 미니멀한 느낌. 뭔가 돈을 벌려고 한다기보다 스님이 세상 밖으로 나와서 수행과 사업 그 사이 어떤 행위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인상적이였던 교토 바리스타

조용조용한 바리스타, 조용조용한 손님, 목조 주택의 느낌 등이 겹치면서 커피 잔의 온도, 토스트의 바삭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을 꽤 다니면서 온라인 리뷰 별점이 높은 곳이 아닌 간판과 가게 외관 분위기 만으로 맛집을 판별해내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기대와 정보가 없을수록 만족감은 올라가는 것 같다. 지나치게 조사를 하고 별점 높은 가게를 가면 가느라 힘들고, 그리고 대부분 콧대가 높아져서 가격이 조금 더 비싸고, 줄을 서게 되고, 서빙하시는 분들이 바빠서 서비스의 질이 낮아진다. 7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커피와 커리만을 제공하는 이 집은 정말 좋았다. 스테인드글라스와 시대상을 느낄 수 없는 인테리어로 앉아마자 사장님 교토 관광 지도를 주셨다. 커리는 3000원 커피는 3800원.

6일차 교토에서 커리 점심

반찬 없이 간단하게 먹는 커리 점심은 진한 맛과 쌀알의 씹는 질감 그리고 맛이 좋았다. 분위기 때문에 커리와 커피를 마시면서 엄청난 여유와 행복감이 찾아왔다.

다 먹고 잠깐 여운을 즐기는 사이 사장님 쓰윽 아래의 물건을 나의 테이블에 놓고 가셨다. 아래의 동영상을 재생하세요~

아날로그 감성

나무 새모형이 이쑤시개를 집는 느낌... 이런 아기자기하면서 아날로그 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밥을 다 먹었는데도 이쑤시개가 맛있었다...


교토 근대, 산업 박물관에 가서 우연히 소니에서 주최한 아카이브 전시회에 무료로 관람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독일 산업 디자인의 영향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


아래의 씨디피를 보면서 사촌 형이 저 씨디피에 윤도현 밴드 '꿈꾸는 소녀'를 듣는 모습이 그려졌다.



일본 현지의 유니클로는 어떤 느낌인지 구경 갔다. 일러스트가 곳곳에 보이긴 했지만 한국과 별반 다른 느낌은 없었다. 그러나 가격은 한국에 비하여 대략 20프로 저렴해 보였다. 거기에 5만 원 이상 구매 시 tax free 여서 한국보다 더 싸게 느껴졌다.

일러스트와 지역 자전거 상점 티셔츠 

자전거를 티셔츠에 그려 넣은 제품이 자전거를 타고 싶게 만들었다. 그렇게 아이쇼핑을 마치고 거리를 걷다가~

교토 콘스 사이클

어디서 본 것 같은 이 느낌?! 아까 유니클로 매장에 있었던 티셔츠의 로고가 실제 동네 자전거 매장이었다. 자전거 가게를 대기업 유니클로가 shout out to 하는 이 문화가 인상적이다.

일본 뽕을 심하게 맞고 창씨개명 직전까지 간 상태에서 교토의 코무덤을 가게 되었다. 엄마가 아이들이 더러운 것을 먹으려고 하거나 집으려고 할 때 "애비! 애비!' 이렇게 하는데 그 때의 애비는 이비에서 비롯되었고 이비는

耳鼻 
이비
 
  • 귀(귀 이)와 코(코 비)를 아울러 이르는 말.
정유재란 당시에 일본군이 월급을 받기 위해 죽인 조선인의 숫자를 카운팅 하려고 귀를 짤라서 일본에 가지고 갔으나 너무 많아져서 2개 보다 1개인 코로 대신한다고 해서 12만 6000명의 코를 배어가고 이를 무덤으로 만든 코무덤이 교토에 있었다. 이런 만행은 어메리카 원주민의 머리를 가지고 오면 돈으로 줬던 미국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코무덤에서  '스무스리' 참배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꼭 행복한 감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으로서 이곳에서 참배할 때의 느낌은 글로 적기에는 어렵다. 교토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라면 코스에 꼭 포함되었으면 좋겠다.
이 코무덤 바로 앞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신사가 멋들어지게 있는데, 동네 언덕 마냥 되어 있는 코무덤은 초라했다.

놀이터 바로 옆 코무덤

바로 옆에는 놀이터가 있는데 갑자기 광화문 이순신 동상을 무척이나 보고 싶어졌다. 하 띠이발

유부우동 7000원, 오징어 튀김 2000원

저녁으로 유부우동을 먹었다. 곱빼기 버전으로 먹었는데 진짜 양이 많다. 일본의 곱배기 버전을 무시할 수 없다. 진짜 강력하다.


7일 차 교토

여기가 교토의 대표적인 관광지인데 확실히 유명한 관광지는 별로 느끼는 봐가 없다. 음식도 기념품 가게도 진심이 조금 떨어진다.

일본 차들

마지막 교토 7일 차에 걸어 다니면서 차 구경을 많이 했다. 거리에 이중주차를 한다거나 주차표시 없는 구역에 주차를 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일본 전통 가옥에 스즈키 짐니가 주차된 모습이 참 멋졌다.

교토 전통 시장에 가서 가죽공예용 칼도 구매하러 여기 저기 칼 장인 가게를 찾아갔지만, 부엌용만 팔았고 가죽공예용 칼을 파는 곳은 쉬었다. 수요일에 많은 가게들이 일찍 문을 닫거나 쉰다. 가정의 날 같은 느낌였다.


마지막 숙소 1층의 카페 같은 곳에서 독일대 일본 경기를 보았다. 2명의 일본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각자 적어서 보여줬는데 대부분 2:1로 일본이 지는 것을 예상했다.

교토에서 2022 월드컵 독일대 일본 경기 관람

내가 일본을 응원하려고 "니혼! 니혼!" 했는데 일본 직원들이 "대한민국~! 짜 짝 짝 짝 짝"을 하길래, 일본 경기인데 왜 대한민국을 외치냐고 했는데 지나고보니 한국인 나를 위한 배려임을 느꼈다. 그리고 주심이 휘슬이 불리고 일본 승으로 경기가 종료되었을때 내가 "축하해 니혼"하면서 악수를 건넸을 때 고개를 숙이면서 "아리가또"로 조용히 승리를 기뻐하는 모습이 참 나를 계속 배려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일본인이였다면 그 상황에서 "수뻐 니뽄, 수뻐 니뽄" 거리면서 소리쳤을 텐데...여행은 뜻밖의 상황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8일차 간사이 공항 돌아오는 하늘 길

그냥 서핑보드 가지고 공항에 있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서 찍었다 ㅋㅋ

그냥 멋있어 보여서 찍었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그렇게 저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8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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